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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빌려준 돈 받는 순서, 판결보다 '가압류'가 먼저입니다 — 채권 회수 6단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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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대환
    Oct 21, 2026
    빌려준 돈 받는 순서, 판결보다 '가압류'가 먼저입니다 — 채권 회수 6단계

    "승소 판결까지 받았는데 한 푼도 못 받았습니다."
    채권 회수 상담에서 생각보다 자주 듣는 말입니다. 소송에서 이기는 것과 실제로 돈을 받아 내는 것은 별개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판결이 나오는 몇 달 사이에 채무자가 재산을 정리해 버리면, 판결문은 종이 한 장에 그칩니다.

    그래서 채권 회수는 순서가 중요합니다. 무엇을 먼저 하느냐에 따라 같은 판결로도 결과가 달라집니다. 빌려준 돈을 돌려받기 위해 밟아야 할 여섯 단계를 실제 진행 순서대로 정리했습니다.

    1단계. 증거와 시효부터 점검하세요

    가장 먼저 할 일은 빌려준 사실을 증명할 자료를 모으는 것입니다. 차용증이 있으면 좋지만, 없어도 포기할 필요는 없습니다. 계좌이체 내역, "빌려줘서 고맙다"거나 "언제까지 갚겠다"는 문자와 카카오톡 대화, 통화 녹음이 모두 증거가 됩니다. 특히 상대방이 돈을 받은 뒤 갚겠다고 말한 기록은 나중에 "빌린 게 아니라 받은 것"이라는 주장을 막아 줍니다.

    소멸시효도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개인 사이의 대여금은 원칙적으로 10년이지만, 어느 한쪽이 상인이고 영업과 관련해 빌려준 돈이라면 5년입니다. 시효가 얼마 남지 않았다면 내용증명보다 소송이나 가압류를 서둘러야 합니다.

    2단계. 내용증명으로 공식 요구를 남기세요

    내용증명은 언제, 누구에게, 어떤 내용을 보냈는지를 우체국이 증명해 주는 우편입니다. 그 자체로 강제력은 없지만, 갚으라는 요구를 공식적으로 기록해 두는 의미가 있습니다. 상대가 그때서야 연락해 오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시효와 관련해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내용증명으로 갚으라고 요구하는 것은 민법상 '최고'에 해당하는데, 이것만으로는 시효가 멈추지 않습니다. 6개월 안에 소송이나 가압류 같은 조치를 해야 시효중단 효력이 생깁니다.

    3단계. 가압류: 판결보다 먼저 재산을 묶으세요

    채권 회수에서 가장 많이 놓치는 단계이자 가장 중요한 단계입니다. 소송을 당한 사실을 알게 된 채무자는 부동산을 가족 명의로 넘기거나 예금을 빼 두기도 합니다. 그래서 본안소송을 내기 전이나 늦어도 소송과 동시에 채무자의 재산을 임시로 묶어 두어야 합니다.

    가압류할 수 있는 재산은 부동산, 예금, 급여나 거래처에서 받을 매출채권, 자동차 등입니다. 예금이 묶이면 은행이 지급을 멈추고, 급여나 매출채권이 묶이면 회사나 거래처에 법원 결정이 송달됩니다. 일상과 사업에 바로 지장이 생기다 보니, 판결이 나기 전에 채무자가 먼저 합의를 제안해 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가압류를 신청하려면 받을 돈이 있다는 점과 지금 재산을 묶어 둘 필요가 있다는 점을 소명해야 하고, 법원이 정하는 담보(현금 공탁이나 보증보험)를 제공해야 합니다. 가압류만 해 두고 본안소송을 내지 않으면 채무자의 신청으로 가압류가 취소될 수 있다는 점도 기억해 두세요.

    4단계. 지급명령, 소액사건, 대여금 소송 중 하나를 고르세요

    돈을 받으려면 강제집행의 근거가 되는 '집행권원'이 필요합니다. 이를 얻는 길은 세 가지이고, 고르는 기준은 금액보다 상대방이 다툴 것인가입니다.

    • 지급명령: 법원이 서류만 보고 갚으라는 명령을 내립니다. 채무자가 송달받은 날부터 2주 안에 이의하지 않으면 확정되고, 바로 강제집행을 할 수 있습니다. 빌린 사실은 인정하면서 갚지만 않는 상대에게 적합합니다. 다만 상대가 이의하면 결국 소송으로 넘어가 시간이 더 걸립니다.

    • 소액사건: 청구 금액이 3천만 원 이하이면 소액사건으로 진행됩니다. 법원이 먼저 이행권고결정을 보내고, 피고가 2주 안에 이의하지 않으면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이 생깁니다. 이의가 있더라도 변론을 1회로 마치는 것을 원칙으로 해서 절차가 빠릅니다.

    • 대여금 소송: 상대방이 빌린 사실 자체를 부인하거나 "준 돈이지 빌려준 돈이 아니다"라고 다툴 것이 예상되면, 처음부터 정식 소송으로 가는 편이 결과적으로 빠릅니다.

    소송을 제기하면 소장이 송달된 다음 날부터는 법정이율인 연 12%의 지연손해금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갚기를 미룰수록 채무자의 부담이 커지는 구조입니다.

    5단계. 재산을 찾아 강제집행하세요

    판결이나 확정된 지급명령은 출발점입니다. 실제로 돈을 받으려면 채무자의 재산을 찾아 압류해야 합니다.

    채무자의 재산을 모른다면 재산명시를 신청해 채무자가 법원에 재산목록을 내도록 할 수 있습니다. 그래도 재산이 드러나지 않으면 법원을 통해 금융기관과 부동산 등을 조회하는 재산조회로 이어집니다. 집행권원이 확정된 뒤 6개월 안에 갚지 않거나, 재산명시 기일에 나오지 않거나 거짓 목록을 내면 채무불이행자명부 등재도 신청할 수 있습니다.

    재산을 찾았다면 압류합니다. 예금은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을 받아 은행에서 직접 받아 내고, 급여는 법이 정한 범위 안에서 일부를 압류하며, 부동산은 강제경매를 거쳐 배당받습니다. 판결이나 확정 지급명령으로 정해진 채권의 소멸시효는 10년이므로, 당장 재산이 없더라도 시간을 두고 회수를 이어 갈 수 있습니다.

    6단계. 형사고소는 요건이 맞을 때만

    돈을 갚지 않는다고 모두 사기죄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사기죄는 돈을 빌릴 당시에 이미 갚을 능력이나 의사가 없으면서 속였을 때 성립합니다. 이미 빚이 많은 상태에서 돌려막기를 하려고 빌렸거나, 용도를 속이고 빌려 도박에 쓴 경우라면 사기를 검토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빌린 뒤 형편이 나빠져 못 갚은 경우에 형사고소를 하면 무혐의로 끝나기 쉽고, 오히려 상대방에게 "민사 문제일 뿐"이라는 명분을 줍니다. 사실과 다른 내용으로 고소하면 무고 문제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형사고소는 압박 수단이 아니라, 요건이 맞을 때 쓰는 별개의 절차로 보셔야 합니다.

    예를 들어 이런 경우라면

    지인에게 2,500만 원을 빌려주었는데 차용증은 없고 이체내역과 "다음 달에 꼭 갚을게"라는 카카오톡 메시지만 있다고 해 봅시다. 상대방이 연락을 피하고 최근 집을 내놓았다는 이야기까지 들린다면, 순서는 이렇게 잡을 수 있습니다. 먼저 상대 명의의 부동산과 예금에 가압류를 신청해 재산을 묶습니다. 이어서 금액이 3천만 원 이하이니 소액사건으로 소를 제기하고, 판결이 확정되면 가압류해 둔 재산에서 회수합니다. 내용증명만 보내고 기다렸다면, 그사이 집이 팔려 회수할 재산이 사라졌을 수도 있는 상황입니다.

    지금 확인할 것

    1. 빌려준 사실을 증명할 자료(이체내역, 대화 기록)가 있는지

    2. 소멸시효가 얼마나 남았는지

    3. 채무자 명의의 부동산, 예금, 급여처, 거래처를 알고 있는지

    4. 상대방이 빌린 사실 자체를 다툴 가능성이 있는지

    채무자가 재산을 정리하는 낌새가 보인다면 하루라도 빨리 움직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어떤 순서로 진행할지 정하기 어렵다면 법무법인 지헌 임대환 변호사와 먼저 상의해 보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차용증이 없으면 돈을 돌려받기 어렵나요?
    A. 차용증이 없어도 계좌이체 내역과 문자, 대화 기록으로 빌려준 사실을 증명할 수 있습니다. 다만 상대방이 "빌린 게 아니라 받은 돈"이라고 주장할 수 있으니, 갚겠다는 표현이 담긴 대화를 최대한 확보해 두세요.

    Q. 지급명령이 확정되면 판결과 똑같나요?
    A. 바로 강제집행을 할 수 있다는 점은 같습니다. 다만 확정된 지급명령에는 판결과 같은 기판력이 인정되지 않아, 채무자가 나중에 청구이의 소송으로 다시 다툴 여지가 있습니다.

    Q. 채무자 명의 재산이 하나도 없다면 소송은 의미가 없나요?
    A. 판결로 정해진 채권은 10년 동안 소멸시효가 진행되지 않아, 그 사이 채무자에게 재산이나 소득이 생기면 압류할 수 있습니다. 채무불이행자명부에 등재되면 금융거래에도 제약이 생기므로, 판결을 받아 두는 것 자체가 의미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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