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마켓·번개장터 사기 당했을 때, 경찰서 가기 전 챙길 증거와 돈 돌려받는 법
입금 확인 메시지를 보내자마자 '읽음' 표시만 남고 답이 없습니다. 몇 시간 뒤 판매 글은 사라졌고, 채팅방에는 "대화 상대가 나갔습니다"라는 문구만 남아 있습니다. 중고거래 사기는 대부분 이렇게 끝납니다.
금액이 크지 않다 보니 "이 정도로 신고해 봤자"라며 넘기는 분도 많습니다. 하지만 중고거래 사기는 금액과 상관없이 사기죄가 성립하고, 같은 판매자가 수십 명을 상대로 반복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이 글에서는 사기 신호를 미리 알아보는 법, 경찰서에 가기 전에 챙겨야 할 증거, 그리고 실제로 돈을 돌려받을 수 있는 경로를 정리합니다.
입금 전에 멈춰야 할 신호
시세보다 지나치게 싼 가격: '급처', '오늘만'이라며 서두르게 만듭니다.
외부 메신저로 이동 요구: 플랫폼 밖으로 나가면 대화 기록이 남지 않고 플랫폼의 제재도 받지 않습니다.
안전결제 링크를 직접 보냄: 플랫폼 결제를 흉내 낸 가짜 결제 페이지일 수 있습니다. 결제는 반드시 앱 안의 결제 기능으로만 하세요.
택배 선입금만 고집: 직거래나 플랫폼 결제를 이런저런 이유로 거절합니다.
신분증·통장 사진으로 안심시킴: 도용하거나 위조한 사진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입금하기 전에 상대방의 계좌번호와 연락처를 경찰청 사이버범죄 신고시스템의 사기 의심 조회로 검색해 보세요. 이미 신고된 계좌라면 바로 거래를 멈추면 됩니다.
경찰서 가기 전 챙길 증거 4가지
중고거래 사기범은 범행 직후 게시글을 지우고 계정을 탈퇴합니다. 신고하러 가기 전에, 아니 사기를 의심한 그 순간에 다음을 저장해 두세요.
판매 게시글: 화면 캡처와 함께 게시글 주소(URL)도 저장합니다. 가격, 사진, 작성 시각이 모두 보이게 남기세요.
대화 전체: 앱 채팅은 물론 외부 메신저로 나눈 대화까지 처음부터 끝까지 남깁니다. 중간만 잘라 내면 '속였다'는 흐름이 보이지 않습니다.
이체 확인증: 입금 계좌, 예금주, 금액, 시각이 표시된 확인증을 받아 둡니다.
상대 정보: 닉네임, 연락처, 프로필 화면, 가짜 송장번호를 보냈다면 그 번호까지 챙깁니다.
같은 판매자에게 당한 사람을 찾는 것도 큰 도움이 됩니다. 피해자가 여럿이면 수사기관이 사건을 묶어 처리하고, 상습성이 인정되면 형도 무거워집니다. 상습 사기는 정해진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됩니다(형법 제351조).
신고는 이 순서로
먼저 플랫폼에 신고하세요. 판매자 계정이 정지되면 다른 사람이 같은 피해를 입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플랫폼은 수사기관의 요청이 있으면 판매자 정보를 제공하기도 합니다.
다음으로 경찰에 신고합니다. 사이버범죄 신고시스템(ECRM)으로 온라인 접수하거나, 정리한 증거를 들고 가까운 경찰서를 방문하면 됩니다. 접수 후에는 사건사고사실확인원을 발급받아 신고 사실을 증명할 수 있습니다.
은행 지급정지는 기대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많은 안내 글이 "확인원을 들고 은행에 가면 지급정지가 된다"고 하지만, 현행 통신사기피해환급법은 물건 판매를 가장한 사기를 적용 대상에서 원칙적으로 제외합니다. 2026년 10월 개정법이 시행된 뒤에도 이 제외 규정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습니다. 은행에 사기 이용 계좌로 신고는 해 두되, 지급정지는 대부분 받아들여지지 않는다고 생각하셔야 합니다. 이 사각지대를 메우는 개정안이 2026년 7월 발의된 상태입니다.
돈을 돌려받는 세 가지 길
① 수사 중 합의. 판매자가 특정되면, 처벌을 가볍게 받으려고 먼저 변제를 제안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소액 사건은 이 단계에서 돌려받는 경우가 가장 흔합니다. 합의할 때는 변제를 먼저 받고 합의서를 써 주는 순서를 지키세요.
② 배상명령. 판매자가 기소되면 형사재판에서 피해 금액을 배상하라는 명령을 함께 내려 달라고 신청할 수 있습니다. 민사소송을 따로 하지 않아도 되어 소액 피해에 특히 유용합니다.
③ 소액사건. 3천만 원 이하라면 소액사건으로 민사소송을 낼 수 있습니다. 상대방 이름이나 주소를 몰라도 계좌번호만 있으면, 소를 제기한 뒤 법원의 금융거래정보 제출명령으로 예금주의 인적사항을 확인해 진행할 수 있습니다.
금액이 작다고 처벌이 가벼운 것도 아닙니다. 사기죄의 법정형은 2025년 12월 23일 개정으로 2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높아졌습니다(개정 전 범행은 종전 기준).
사례로 보면
실제 사건을 토대로 각색한 사례입니다.
캠핑이 취미인 C씨는 구하기 어려운 한정판 캠핑 장비가 중고 앱에 싸게 올라온 것을 보고 판매자 D에게 연락했습니다. D는 자신도 캠핑을 오래 했다며 장비 이야기를 길게 나눴고, C씨는 의심 없이 45만 원을 송금했습니다. 입금 직후 D는 연락을 끊었고 게시글도 사라졌습니다.
C씨가 상담을 왔을 때 다행히 대화 내용 대부분이 앱에 남아 있었습니다. 저희는 게시글이 삭제되기 전 캡처본, 대화 전체, 이체 확인증을 시간순으로 정리해, D가 처음부터 물건을 보낼 생각이 없었다는 점이 드러나도록 고소장을 썼습니다. 수사 중에도 추가 자료와 의견을 계속 제출했고, 경찰은 계좌 명의를 추적해 같은 수법을 반복해 온 D를 검거했습니다.
오늘 확인할 것
게시글과 대화 전체가 저장되어 있는지
이체 확인증과 상대 계좌번호·예금주
같은 판매자에게 당한 다른 피해자가 있는지
플랫폼 신고와 경찰 신고를 모두 했는지
피해자가 여럿이거나 상대가 시간을 끌며 변제를 미룬다면, 법무법인 지헌 임대환 변호사와 상의해 고소와 배상 청구를 함께 진행해 보세요.
자주 묻는 질문
Q. 몇만 원인데 고소해도 되나요?
A. 금액과 관계없이 사기죄는 성립하고, 경찰은 소액 사건도 수사합니다. 같은 판매자가 여러 사람에게 같은 수법을 쓴 경우가 많아, 내 신고가 다른 피해 사건과 묶여 판매자를 특정하는 단서가 되기도 합니다.
Q. 판매자가 "곧 보내 줄게요"라며 계속 시간을 끕니다.
A. 발송 날짜를 정해 문자로 받아 두고, 그날까지 보내지 않으면 바로 신고하세요. 시간이 갈수록 게시글과 계정이 사라지고, 같은 수법의 피해자도 늘어납니다.
Q. 돈을 보낸 계좌의 주인이 "나도 피해자"라고 합니다.
A. 사기범이 다른 판매자의 계좌로 돈을 보내게 하는 '삼각 사기'일 수 있습니다. 이 경우 계좌 주인은 다른 거래의 피해자일 가능성이 있으니 직접 다투지 말고, 대화 기록을 그대로 경찰에 제출해 수사로 확인하는 것이 안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