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지 전수조사 심층조사 대상이 됐다면, 처분 대상 4유형부터 확인하세요
사상 처음 진행된 농지 전수조사가 막바지에 들어섰습니다. 기본조사에서 위반 의심으로 분류된 농지가 적지 않았고, 8월부터는 현장 확인을 중심으로 한 심층조사가 연말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심층조사 대상이 됐다는데, 이제 땅을 팔아야 하느냐"는 문의가 부쩍 늘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심층조사 대상이 되었다고 곧 처분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정부는 10월 8일 후속조치를 발표하면서, 명백한 투기 3유형과 중대한 불법전용만 처분 대상으로 삼고 나머지는 특별조치법으로 정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이는 아직 '방침'이고, 법이 바뀌기 전까지는 현행 농지법이 그대로 적용된다는 점도 함께 기억하셔야 합니다.
전수조사는 지금 어디까지 왔나
7월 기본조사 결과가 발표된 뒤, 8월부터 12월까지 심층조사가 진행 중입니다. 그 사이 8월 28일부터는 개정 농지법이 시행되어 처분명령이 지자체의 재량에서 의무로 바뀌었고, 이행강제금도 감정가격과 개별공시지가 중 높은 금액의 25%로 정해졌습니다.
조사 결과에 따라 기계적으로 처분이 쏟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자, 정부는 9월 30일과 10월 8일 처분 대상을 좁히는 방향을 내놓았습니다. 관행적인 임대차는 11월 15일까지 운영되는 임대차 특별정비 기간에 농지은행 위탁으로 정상화하면 보완조사 대상에서 빠집니다. 비투기 농지의 처분을 유예하는 특별조치법은 연내 국회 처리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농지법 자체의 개정은 내년에 추진될 예정입니다.
처분 대상은 네 가지뿐입니다
정부가 처분 대상으로 밝힌 것은 투기 3유형과 중대한 불법전용입니다.
토지거래허가구역 취득 후 방치·임대: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영농계획서를 내고 농지를 취득한 뒤 경작하지 않고 방치하거나 임대한 경우입니다. 상속으로 취득한 농지는 제외됩니다.
허위 영농계획서로 지분 취득: 경매 등으로 농지의 지분만 사들이면서, 되팔 목적이면서도 허위 영농계획서를 내고 취득한 뒤 방치하거나 임대한 경우입니다.
농업법인을 통한 취득: 농업법인 명의로 농지를 취득한 뒤 쪼개 팔거나 임대해 사실상 부동산업을 한 경우입니다.
중대한 불법전용: 농업진흥지역에서 설치가 제한되는 야영장·야적장 같은 비농업 시설이나, 다른 법률이 금지하는 시설로 농지를 바꿔 쓴 경우입니다.
눈여겨볼 점은 판단 기준입니다. 정부는 지금 농사를 짓고 있는지만 보지 않고, 취득할 때 실제로 농사를 지을 의사가 있었는지, 농지취득자격증명을 받는 과정에 허위나 부정이 있었는지, 취득한 뒤 어떻게 이용했는지를 종합해 보겠다고 밝혔습니다. 결국 취득 당시 제출한 영농계획서와 그 이후의 실제 이용이 맞아떨어지는지가 핵심입니다.
정부가 처분하지 않겠다고 밝힌 다섯 가지
명백한 투기가 아니라면, 농지은행에 위탁했는지와 관계없이 처분 절차를 밟지 않겠다는 것이 정부 방침입니다. 특히 다음 다섯 가지를 명시했습니다.
상속농지: 휴경하거나 소유상한을 넘긴 사실이 확인돼도 처분하지 않습니다.
고령농·위탁경작 농지: 고령으로 직접 짓지 못하거나 이웃·친척이 대신 경작하는 경우, 임대 허용 요건을 입증하지 못해도 처분하지 않습니다.
소유관계가 복잡한 농지: 종중·사찰 소유 농지, 등기하지 않은 상속농지가 해당합니다.
영농이 어려운 농지: 맹지처럼 사실상 경작이 힘든 땅입니다.
미허가 농업시설: 농업용 창고나 농업인 주택처럼 농업과 관련된 시설은 조사에서 확인됐다는 이유만으로 원상회복을 요구하지 않습니다.
여기서 조심할 부분이 있습니다. 이 다섯 가지는 아직 정부 방침이고, 법적 근거는 특별조치법이 통과되어야 생깁니다. 현행 농지법에는 조사에서 확인된 위반의 처분을 줄이거나 미룰 근거가 없습니다. 게다가 개정법은 처분명령을 의무로 바꿔 놓았습니다. 특별조치법이 언제, 어떤 내용으로 통과되는지 확인하기 전까지는 "나는 괜찮다"고 단정하지 않는 편이 안전합니다.
심층조사 10대 조사군
심층조사는 위험도가 높다고 본 10개 군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토지거래허가구역 농지, 수도권 농지, 경매 취득 농지, 농업법인 소유 농지, 외국인 소유 농지, 최근 10년 안에 농취증을 받은 농지, 관외 거주자 소유 농지, 공유로 취득한 농지, 기존 이용실태조사에서 적발된 농지, 그리고 기본조사에서 불법 의심으로 분류된 농지입니다.
이 가운데 토지거래허가구역, 경매 취득, 농업법인, 공유 취득은 투기 3유형과 직접 이어지는 조사군입니다. 이 항목에 해당한다면 취득 경위와 영농계획서, 실제 이용 현황을 미리 정리해 두셔야 합니다.
불법전용이 의심되는 경우라면 저는 농지대장과 연도별 항공사진, 전용허가 여부부터 확인합니다. 기본조사에서는 "시설물은 있는데 전용허가 정보가 없다"는 이유로 의심 농지로 분류된 경우가 많았기 때문입니다. 허가를 받았는데 정보가 누락된 것인지, 아예 허가 없이 시설을 둔 것인지를 먼저 가려야 대응 방향이 정해집니다.
사례로 보면
실제 사건을 토대로 각색한 사례입니다.
F씨는 몇 해 전 수도권의 농지를 경매로 취득하면서 영농계획서를 제출했습니다. 막상 농사를 시작하려 하자 이전 점유자가 땅 일부를 비워 주지 않아 인도 소송을 해야 했고, 그동안 경작을 하지 못했습니다. 이번 조사에서 F씨의 농지는 '경매 취득'과 '수도권' 두 조사군에 동시에 해당해 심층조사 대상이 되었습니다.
F씨의 경우 쟁점은 두 가지였습니다. 취득 당시 낸 영농계획서가 허위였는지, 그리고 농사를 짓지 못한 기간에 정당한 사유가 있었는지입니다. 저희는 인도 소송 기록과 내용증명, 점유 상태를 보여 주는 현장 사진을 시간순으로 정리해 소명 자료로 준비했습니다. 제3자의 무단점유로 경작이 불가능했던 기간은 정당한 사유로 다툴 여지가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 준비할 것
내 농지가 10대 조사군 중 어디에 해당하는지
취득 당시 제출한 영농계획서와 실제 이용 현황이 맞는지
농사를 짓지 못한 기간이 있다면 그 이유를 보여 줄 자료(소송 기록, 진단서, 임대차·위탁 계약서)
관행적 임대차라면 11월 15일까지 농지은행 위탁으로 정상화할지
처분의무 통지를 받았다면 그 날짜 (90일 안에 다툴 수 있음)
농지 전수조사 상담센터(☎ 1811-8852)에서 처분 대상 여부를 먼저 문의해 볼 수 있습니다. 투기 유형에 해당할 가능성이 있거나 처분의무 통지를 받았다면, 법무법인 지헌 임대환 변호사와 상의해 소명 자료를 준비하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심층조사 대상이라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처분의무 통지와 같은 건가요?
A. 다릅니다. 심층조사는 현장 확인 절차이고, 이 단계에서 경작 사실이나 정당한 사유를 소명할 기회가 주어집니다. 처분의무 통지는 그 뒤에 내려지는 별도의 행정처분이고, 통지를 받으면 90일 안에 행정심판이나 취소소송으로 다툴 수 있습니다.
Q. 농지은행에 꼭 위탁해야 하나요?
A. 정부는 명백한 투기가 아니라면 위탁 여부와 관계없이 처분하지 않겠다고 밝혔고, 위탁은 소유자의 선택이라고 했습니다. 다만 관행적으로 임대해 왔다면 11월 15일까지 위탁해 정상화하면 보완조사 대상에서 빠지므로, 법적 불확실성을 줄이는 수단으로 검토할 만합니다. 위탁할 때 기존 실경작자를 지정해 계약할 수도 있습니다.
Q. 처분명령을 따르지 않으면 이행강제금은 얼마인가요?
A. 처분명령을 받고 6개월 안에 이행하지 않으면, 감정가격과 개별공시지가 중 높은 금액의 25%가 매년 부과됩니다. 처분할 때까지 반복해서 부과되므로 통지 단계에서 대응하는 것이 훨씬 유리합니다.